SF 단편소설 모음집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서운 책.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 제일 평범했다.
우주여행이 냉동수면보다 더 빨리 상용화된 세계. 그리고 냉동수면이 가능하고 우주여행이 가능해져도도 이익이 나지 않은 노선은 폐지해버리는 세계는 과연 행복한 세계일까라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비용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원하는 곳을 갈 수있어야 좋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깨닫게 되었다.
이제 고작 개인이 달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려는 시점에, 우주 여행이 상용화 되었음에도 개인이 가고 싶은 우주로 못가는 점, 명성과 부는 밀접한 관계를 지닌 현실을 생각해볼때 명성을 지닌 주인공이 가고 싶어하는 곳에 갈 비용도 마련할 수 없다는 점. 주인공을 남겨두고 다른 가족들이 이주한 행성계는 정말로 지구와 연락이 끊어져도 괜찮았던 것인지, 주인공의 가족들은 주인공이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아무리 비용문제가 있고 거리가 멀어도 지구정부가 다른 행성들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에 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이런저런 허점이 많은 소설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이익이 나지 않다면 소수의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권리는 무시해버리는 세계는 절대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기도한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있지만 사랑이 있는 세계, 사랑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 사람들은 과연 어느쪽을 택할까? 그런데 이건 양쪽 말을 들어 봐야 한다. 이 소설은 사랑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선택만 보여주고 있다.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있지만 사랑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선택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있지만 사랑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자기 연인을 연인의 고향인 사랑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로 돌려보낸 것을 보면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 같다.
어느쪽이 좋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한번 생긴 차별은 없어지지 않는 다는 것과 차별이 없는 세계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보면, 차별은 결국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스펙트럼
외계인의 존재유무는 그렇다 쳐도 외계인과 소통이 불가능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오감이 가지는 한계에 의해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준 이야기. 그럼에도 마음만은 통한다는 희망을 빼놓지는 않지만, 그 외계인을 지키기 위해서 비밀유지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진리 또한 변하지 않았다.
공생가설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인간성을 외계인이 전해준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하지만 난 이 가설에 반대한다. 근거없고 이유없고 그냥 반대하고 싶다......
감정의 물성
온갖 종류의 감정을 담긴 물체가 만들어지고 팔리는 이야기. 행복, 침착함, 편안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담긴 물체 뿐만이 아니라 우울, 분노, 공포, 증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물체 역시 팔리고 있는 이유를 주인공은 궁금해 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이게 답인것 같긴 하지만. 내 생각에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와 비슷한것 같다. 특히 소설이나 시나 에세이 같은 문학작품을.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내용은 우리가 결코 경험한적 없고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하고 공유하지 못하지만 그 작품에 담긴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일 때가 있는 것처럼 그 물성에 담긴 감정이 필요한 때가 있는 것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덤으로 이 감정이 담긴 물체에 대한 사람들과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 흥미롭고 친숙하다. 아마 실제로 감정의 물성이 팔린다면 꼭 이런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관내분실
언젠가 에반게리온에 나온 리츠코가 자신의 엄마를 평가할때 세가지로 평가했다. 여자로서, 박사로서, 엄마로서. 주인공의 엄마는 엄마로서 빵점을 맞았기에 자식들과 남편한테서 버림받는다. 하지만 엄마로서의 평가가 빵점맞은 이유는 여자로서의 삶과 한 개인으로서의 삶이 거세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여자인 주인공은 마침내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한테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면서 아내의 마인드를 저장하고 검색불가능으로 만든 주인공의 아버지의 무신경함이 너무 싫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만일 아폴로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도착한 후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아폴로 11호에 타고 싶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이야기.
끝까지 아무도 귀환에 신경쓰지 않았다. 보통 무생물이나 식물이나 동물은 귀환에 신경쓰지 않지만 인간조차 신경쓰지 않다니 의외로 공평하다고 할까.
그리고 우주비행에 미쳐서 인간과 생체개조한 인간에 관한 고찰도 끝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