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주 최초의 여자 보안관인 콘스탄스 콥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팩션 두번째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사건 자체는 특별할게 없지만 

여성 보안관이 되기 위해 여성이 능력을 보여야 하는  그 상황이 흥미로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무시하는 대다수 남성보안관의 시선과 세간의 인식을 뒤집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한 콘스탄스 였지만  그거야말로 보안관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지 여성으로서 겪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의외인 것은 여성 보안관 제도에 가장 찬성하는 콘스탄스의 상관인 히스보안관이 남편으로서는 빵점이라는 점이다. 히스 보안관의 부인이 여성은 보안관으로서의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여성보안관 제도를 계속 반대하고 콘스탄스에게 날을 세우는 것도 아내에 대한 히스보안관의 태도 탓이 커 보였다. 부인에겐 안됐지만 히스보안관이 좋은 남편이 될 낌새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히스보안관의 부인은 콘스탄스한테 본의는 아니지만 약간의 앙갚음을 함으로써 기분은 좀 풀린 듯 하다. 

 

또한 콘스탄스는 보안관으로서의 능력만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로서도 발전을 했다. 의외로 쉽게 딸이 큰 것을 인정하고 능력도 인정해주고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주었다. 콘스탄스와 플러렛은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는 좋은 느낌이 들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불쌍한건 경찰서의 자질구레한 일을 도맡아 하고 사기당한 여성도 구해내지만 돈 한푼 받지 못하는 여성경찰관이다. 영화 '빌리 진 킹'에서 남자들은 말한다. 부엌과 거실은 여성의 영역임을 인정하고 전문가임을 인정한다고. 영화를 볼때 코웃음쳤던 그 대사지만 그 조차도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도 있었던 것이다. 불현듯 팩트풀니스에서 우리 세상이 안그런것 처럼 보이지만 발전하고 있으며 과거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한 게 떠오른다. 너무 느리고 우리가 바라는 것 만큼 두드러진 발전이 아니지만 앞으로도 후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길 바란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는 참지 못하리라  (0) 2022.05.31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0) 2022.05.31
노블칠드런의 잔혹  (0) 2022.05.15
목요일 살인 클럽  (0) 2022.05.10
원더  (0) 2022.05.07
Posted by damkina
,

노블칠드런의 고별

노블칠드런의 단죄

노블칠드런의 애정

화조풍월, 창공시우

화조풍월, 초련혜성

화조풍월, 영원홍로

까지 읽음

 

노블칠드런 시리즈

일본 니가타현 양대 유지인 마이바라 가문의 토키와 치자쿠라 가문의 미도리하가 연인이 되기까지의 길고 긴 애정이야기.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기로 결정하지 않고 어른이 되었다면 이루어졌을까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쓰여졌는데...... 얘기가 그다지 매끄럽진 않다. 특히 시리즈 1권인 노블칠드런의 잔혹에서 미도리하가 사랑에 빠지는 계기가 너무 억지스럽다. 만일 1권만 구입했으면 과연 다음편을 샀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딱히 토키가 미도리하게에게 사랑에 빠지는 계기도 토키 성격이 워낙에 희망도 의욕도 없고 절망조차 없어서 납득되는거지 매끄러운건 아니다. 그래도 죽을 만큼 사랑하긴 한다. 기약없는 만남을 뒤로 하고 한사람만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기특하다. 하지만 역시 남주인 마이바라 토키가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다. 마이바라 가문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만 죽도록 하고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채 미도리하도 따라가지 않다니. 아무래도 작가가 로미오와 줄리엣에 연연을 해서 그런가 토키는 아무리 미도리하를 사랑해도 죽어도 마이바라를 버리지 못했다. 몇십년을 복수 하나만을 바란 레이라만 새됐다. 

 

사실 주연 두 사람의 이야기 보다 두사람의 친구인 레이라와 아유무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그나마 레이라는 복수심에 망가지지 않고 자기 인생을 찾았지만 아유무는 너무나 아끼는 가족때문에 인생이 완전히 엇나가버려서 이 다음편을 두고 볼수가 없다.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넘어선 안될선을 아유무가 넘어버릴 줄은 몰랐다. 그냥 이렇게 심각해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미도리하는 어떻게든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아뮤무의 망가진 인생은 절대 원래대로 돌아오게 하진 못할 것이다.

 

화조풍월, 창공시우

마이바라 토키의 사촌동생 마이바라 레오의 사랑이야기. 레오는 착한 아이인것 같지만 연인으로선 빵점인것 같다. 그래도 부모는 정상적이고 토키도 착해서 앞으로 잘살듯.

 

화조풍월, 초련혜성

마이바라 토키의 사촌여동생 마이바라 호노카의 이야기

이해가 정말 안된다. 마이바라 토키는 원수가문의 딸과 사랑에 빠지고 폐인 비슷하게 되었고 가문에서도 쫓겨났지만 숙부들이 발벗고 나서서 토키는 어찌어찌 살아갈수 있었다. 그런데 토키의 사촌여동생인 호노카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토키역시 자신에게 힘이 있었을때조차 호노카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렇게 돈이 남아도는 집안에서 호노카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다니 믿을 수가 없다. 

 

화조풍월, 영원홍로

토키의 사촌여동생 마이바라 나나의 이야기

이건 나나와 남주가 나빴다. 나나와 남주는 첨부터 둘다 아픔이 있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 보듬어 주기까지 했는데 왜 그냥 사귀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렇게 둘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두사람에게 매혹된 다른 사람들에게 애도를 보낸다. 

 

화조풍월, 눈빛숨결도 있지만 노블칠드런 시리즈에서 이미 결말을 알아버린 마이바라 유키호의 이야기라 패스했다. 

노블칠드런 시리즈도 뒤에 두권이 더 나와있지만 아유무 인생이 너무 충격적이라 볼수가 없다.

 

한줄평: 경제적 원조조차 없는 호노카를 제외하고 경제적 원조 외에 어른들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성장해서 어른이 된 아이들 이야기.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0) 2022.05.31
레이디 캅 소동을 일으키다  (0) 2022.05.31
목요일 살인 클럽  (0) 2022.05.10
원더  (0) 2022.05.07
천개의 파랑  (0) 2022.05.07
Posted by damkina
,

목요일 살인 클럽

리뷰/책 2022. 5. 10. 21:25

은퇴한 고급 실버타운 노인 들의 사건 해결 이야기. 

 

리타 라킨의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유태인이 아닌 부유한 노인들이 좀 더 심각한 사건을 다루는 듯 하다.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같은 코지미스테리는 형사들이 조금 더 친절하거나 인맥이 있거나 발품 좀 팔면 해결할 수 있는 사건들이지만 이 책은 그냥 막다른 길목에 다다른 사건을 엘리자베스라는 비범한 노인 한명이 다 해결했음. 심지어 범인에 대한 처우도 다 결정해서 경찰은 뒷북만 칠 예정. 

 

그런데 이 책 살인사건은 두개인데 해결은 하나 밖에 되지 않았다. 해결되지 않은 살인사건도 범인을 눈치챈 사람도 있지만 거기서 이 책이 끝나서 대놓고 2권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어떤 사정이든 엘리자베스가 놓칠것 같진 않고 엘리자베스라는 인물 자체도 과거가 평범하지 않다는 모습이 많이 나와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504쪽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챕터도 115장이나 되서 한챕터가 굉장히 짧은 편이라 읽기가 매우 쉽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이디 캅 소동을 일으키다  (0) 2022.05.31
노블칠드런의 잔혹  (0) 2022.05.15
원더  (0) 2022.05.07
천개의 파랑  (0) 2022.05.0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0) 2022.05.07
Posted by damkina
,

원더

리뷰/책 2022. 5. 7. 22:15

한 장애인 소년이 어렵사리 겨우 가진 기적. 

그런데 이 소년은 그 장애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말해 그 장애인 소년이 이 기적을 가지기 위해 그 밖에 다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들 들었다.

책 자체는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쉽게 읽힌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블칠드런의 잔혹  (0) 2022.05.15
목요일 살인 클럽  (0) 2022.05.10
천개의 파랑  (0) 2022.05.0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0) 2022.05.07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0) 2022.05.04
Posted by damkina
,

천개의 파랑

리뷰/책 2022. 5. 7. 22:12

SF 소설

 

인간형 로봇이 상용화되고 남자가 임신이 가능한 미래.

 

노동권, 생존권, 사회복지, 장애인 이동권, 동물권, 빈부격차, 청소년권 등등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조리한 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미래. 아 이혼가정에 대한 차별은 안나온것 같다. 하지만 장애인자식과 비장애인자식을 기를때의 문제점은 원더와 똑같았다. 

 

그러나 해피엔드. 기적은 일어나지 않지만. 

 

'보경은 콜리를 앉혀놓고 몇 번 대화를 한 후에야 진정으로 필요했던 건 들을 수 있는 귀와 끄덕일 수 있는 고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을 뿐 모두가 섞일 수 없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맞나요?'

'연재는 실수가 기회와 같은 말이래요'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요일 살인 클럽  (0) 2022.05.10
원더  (0) 2022.05.0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0) 2022.05.07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0) 2022.05.04
밝은 밤  (0) 2022.05.04
Posted by damkina
,

SF 단편소설 모음집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서운 책.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 제일 평범했다. 

우주여행이 냉동수면보다 더 빨리 상용화된 세계. 그리고 냉동수면이 가능하고 우주여행이 가능해져도도 이익이 나지 않은 노선은 폐지해버리는 세계는 과연 행복한 세계일까라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비용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원하는 곳을 갈 수있어야 좋은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깨닫게 되었다.  

이제 고작 개인이 달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려는 시점에, 우주 여행이 상용화 되었음에도 개인이 가고 싶은 우주로 못가는 점, 명성과 부는 밀접한 관계를 지닌 현실을 생각해볼때 명성을 지닌 주인공이 가고 싶어하는 곳에 갈 비용도 마련할 수 없다는 점. 주인공을 남겨두고 다른 가족들이 이주한 행성계는 정말로 지구와 연락이 끊어져도 괜찮았던 것인지, 주인공의 가족들은 주인공이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아무리 비용문제가 있고 거리가 멀어도 지구정부가 다른 행성들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에 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이런저런 허점이 많은 소설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이익이 나지 않다면 소수의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권리는 무시해버리는 세계는 절대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기도한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있지만 사랑이 있는 세계, 사랑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 사람들은 과연 어느쪽을 택할까? 그런데 이건 양쪽 말을 들어 봐야 한다. 이 소설은 사랑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선택만 보여주고 있다.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있지만 사랑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선택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있지만 사랑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자기 연인을 연인의 고향인 사랑은 없지만 슬픔과 고통과 비탄과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로 돌려보낸 것을 보면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 같다.

 

어느쪽이 좋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한번 생긴 차별은 없어지지 않는 다는 것과 차별이 없는 세계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보면, 차별은 결국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스펙트럼

외계인의 존재유무는 그렇다 쳐도 외계인과 소통이 불가능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오감이 가지는 한계에 의해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준 이야기. 그럼에도 마음만은 통한다는 희망을 빼놓지는 않지만, 그 외계인을 지키기 위해서 비밀유지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진리 또한 변하지 않았다. 

 

공생가설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인간성을 외계인이 전해준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하지만 난 이 가설에 반대한다. 근거없고 이유없고 그냥 반대하고 싶다......

 

감정의 물성

온갖 종류의 감정을 담긴 물체가 만들어지고 팔리는 이야기. 행복, 침착함, 편안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담긴 물체 뿐만이 아니라 우울, 분노, 공포, 증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물체 역시 팔리고 있는 이유를 주인공은 궁금해 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이게 답인것 같긴 하지만. 내 생각에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와 비슷한것 같다. 특히 소설이나 시나 에세이 같은 문학작품을.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내용은 우리가 결코 경험한적 없고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하고 공유하지 못하지만 그 작품에 담긴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일 때가 있는 것처럼 그 물성에 담긴 감정이 필요한 때가 있는 것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덤으로 이 감정이 담긴 물체에 대한 사람들과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 흥미롭고 친숙하다. 아마 실제로 감정의 물성이 팔린다면 꼭 이런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관내분실

언젠가 에반게리온에 나온 리츠코가 자신의 엄마를 평가할때 세가지로 평가했다. 여자로서, 박사로서, 엄마로서. 주인공의 엄마는 엄마로서 빵점을 맞았기에 자식들과 남편한테서 버림받는다. 하지만 엄마로서의 평가가 빵점맞은 이유는 여자로서의 삶과 한 개인으로서의 삶이 거세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여자인 주인공은 마침내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한테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면서 아내의 마인드를 저장하고 검색불가능으로 만든 주인공의 아버지의 무신경함이 너무 싫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만일 아폴로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도착한 후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아폴로 11호에 타고 싶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이야기. 

끝까지 아무도 귀환에 신경쓰지 않았다. 보통 무생물이나 식물이나 동물은 귀환에 신경쓰지 않지만 인간조차 신경쓰지 않다니 의외로 공평하다고 할까. 

그리고 우주비행에 미쳐서 인간과 생체개조한 인간에 관한 고찰도 끝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이야기.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더  (0) 2022.05.07
천개의 파랑  (0) 2022.05.07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0) 2022.05.04
밝은 밤  (0) 2022.05.04
밤의 여행자들  (0) 2022.05.04
Posted by damkina
,

추리/미스터리 소설의 탈을 쓴 로판 소설인듯. 

 

뱀파이어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냥 순수문학이라고 했을텐데 아쉽게도 뱀파이어는 등장했고 소설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로맨스였기에 그냥 로판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그러니까 제발, 추리나 미스터리라고 하고 싶으면 사건을 해결이라도 하고 가면 좋겠다. 왜냐하면 수연이 너무 안됐으니까. 객관적으로 가장 불쌍한건 난주이지만, 난주는 책임질게 없다. 하지만 수연은 비현실적인 뱀파이어가 범인인 연쇄살인사건을 설명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도대체, 국가보다 더 큰 힘을 가졌다는 단체도 있으면서 왜 일개 형사인 수연에게 다 떠넘기고 그냥 가버리는지 이해가 안됐다. 연애를 하더라도 일반인을 끌어들였으면 마무리는 짖고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같은건 조금도 없었던 듯 하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남에게 끼친 민폐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겠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개의 파랑  (0) 2022.05.0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0) 2022.05.07
밝은 밤  (0) 2022.05.04
밤의 여행자들  (0) 2022.05.04
장미와 주목/애거서 크리스티  (0) 2015.06.28
Posted by damkina
,

밝은 밤

리뷰/책 2022. 5. 4. 21:40

심금을 울린다.

이말을 처음 마음속 깊이 느낀 작가가 최은영 작가였다. 

더불어 순수한국문학 소설을 한번씩 읽어봐야 하는 이유도 느꼈다. 

 

밝은 밤은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주인공의 증조할머니부터 할머니, 어머니,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단순히 한국 근현대를 관통하는, 식민통치와 전쟁과 가난에서 비롯된 고난의 세월을 그렸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부분만 맞았다. 고난의 세월을 그린건 맞았다. 하지만 그 고난에는 위에서 열거한 것들 외에 다른 것도 있었고 그게 가장 큰 고통의 원인이었다. 그건 바로 증조할머니의 남편, 할머니의 남편, 어머니의 남편, 그리고 주인공의 남편이었다. 

이들은 각각 다른 시대를 살았고 다른 직업을 가졌고 성격마저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함께 가정을 이루고 인생을 살아갈 동반자인 아내와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자식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대상이고 싶었던 남편에게,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의 고통이 담담하게 그러나 절실하게 가슴까지 와닿았다. 

언제나 궁금했다. 왜 윗세대 여성들은 남편이나 시댁의 부당한 대우에도 가만히 있고 사위가 바람을 피워도 바람피운 사위보다 딸을 탓하는지, 바람피운 사위를 걱정하는지. 왜 좋지 않은 남자인걸 알면서 그 남자와 결혼하는지. 스스로 안좋은 길을 선택하는지. 이 소설이 이런 의문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런 행동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는 충분한 소설이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의문이었던 난제가 풀린 느낌은 미치도록 좋았다. 

 

요리는 내 얼마안되는 취미였다. 그날 아침에도 나는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쌀뜨물로 찌개를 끓이고 돌문어를 손질해서 삶은 뒤 남편과 나눠먹었다. 그가 그걸 먹고 나가서 애인과 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나는 요리하는 일에 정이 떨어졌다. 

이런 개쓰레기 자식을 편드는 주인공의 어머니 심리를 이해가게 만드는 점이 이책의 대단한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소중한 점은 아무도 멈춰 있지 않다는 것이다. 괴롭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심지어 주인공의 어머니도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결말을 맺는다. 그래서 답답하고 슬프지만 개운한 가슴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는 이 소설이 정말 좋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0) 2022.05.07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0) 2022.05.04
밤의 여행자들  (0) 2022.05.04
장미와 주목/애거서 크리스티  (0) 2015.06.28
딸은 딸이다/애거사 크리스티  (0) 2015.06.28
Posted by damkina
,

밤의 여행자들

리뷰/책 2022. 5. 4. 21:06

장르 소설의 탈을 쓴 순문학

 

어디가서 추리 혹은 미스테리라고 내놓기에도 부끄러울 지경인데 서점에선 당당하게 추리/미스테리 범주에 당당하게 속해 있어서 어이가 없다. 

 

추리나 미스테리라고 하고 싶으면 적어도 사건은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거 없다. 

여전히 미궁에 쌓인채 주인공 그냥 죽고 끝나버린다.

그리고 그놈의 출렁다리 효과. 불안한 현재, 기약없는 미래, 양심의 가책. 연애하기에 좋은 조건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미스터리 소설 주인공이면 사건의 해결을 향해 달려가던가 해야지 갑자기 왜 되도 않은 연애를 한단 말인가. 

 

영국추리작가협회에서 주는 대커상의 번역추리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는데 이 책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인데 

앞으로 대커상 자체를 안믿기로 했다. 

 

그래도 폴 오스터 좋아하는 사람은 이 책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0) 2022.05.04
밝은 밤  (0) 2022.05.04
장미와 주목/애거서 크리스티  (0) 2015.06.28
딸은 딸이다/애거사 크리스티  (0) 2015.06.28
봄은 봄이다/애거서 크리스티  (0) 2015.06.28
Posted by damkina
,

우리가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흔히 끝이고, 

끝나는 것은 시작하는 것이다.

장미의 순간과 주목朱木의 순간은 같다.


이 소설의 캐치프레이즈라고 해도 되겠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알듯 모를듯, 이해될듯 말듯 그런느낌. 


나는 휴 노리스도 이해할 수 있고, 존 게이브리얼도 이해할 수 있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사벨라는 이해할 수 없다. 테리사의 말대로 너무 심플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심플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정말 강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인생의 복잡함을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이사벨라는 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휴 노리스는 존 게이브리얼에 대해 기껏 비싼 장치를 훔쳤지만 그것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타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 판단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존 게이브리얼은 그 장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소중하고 아껴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존 게이브리얼이 이사벨라를 정말 사랑해서 아꼈기 때문에 그녀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그녀에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고작 가난하고 불결한 환경 뿐이었다. 그리고 가난하고 불결한 환경은 이사벨라를 결코 바꿀 수 없다. 좋은 물건은 어디에 놔둬도 좋은 것이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댓가로 존 게이브리얼은 대가를 치루었고 스스로 자멸해 갔지만, 마지막에 자기에 대한 이사벨라의 대한 사랑을 깨닫고 그것을 품고 살아간다. 

인생 전체에 있어서 짧디 짧은 사랑이었지만, 그것이 인생 전반에 걸쳐 가슴속에 존재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작가는 장미와 주목이란 제목을 붙였던 것일까? 

딸은 딸이다에 이어 사랑에 대해 단순한 작가관이 보였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밝은 밤  (0) 2022.05.04
밤의 여행자들  (0) 2022.05.04
딸은 딸이다/애거사 크리스티  (0) 2015.06.28
봄은 봄이다/애거서 크리스티  (0) 2015.06.28
매그레 경감 8-11  (0) 2015.05.31
Posted by damki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