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흔히 끝이고, 

끝나는 것은 시작하는 것이다.

장미의 순간과 주목朱木의 순간은 같다.


이 소설의 캐치프레이즈라고 해도 되겠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알듯 모를듯, 이해될듯 말듯 그런느낌. 


나는 휴 노리스도 이해할 수 있고, 존 게이브리얼도 이해할 수 있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사벨라는 이해할 수 없다. 테리사의 말대로 너무 심플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심플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정말 강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인생의 복잡함을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이사벨라는 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휴 노리스는 존 게이브리얼에 대해 기껏 비싼 장치를 훔쳤지만 그것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타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 판단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존 게이브리얼은 그 장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소중하고 아껴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존 게이브리얼이 이사벨라를 정말 사랑해서 아꼈기 때문에 그녀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그녀에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고작 가난하고 불결한 환경 뿐이었다. 그리고 가난하고 불결한 환경은 이사벨라를 결코 바꿀 수 없다. 좋은 물건은 어디에 놔둬도 좋은 것이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댓가로 존 게이브리얼은 대가를 치루었고 스스로 자멸해 갔지만, 마지막에 자기에 대한 이사벨라의 대한 사랑을 깨닫고 그것을 품고 살아간다. 

인생 전체에 있어서 짧디 짧은 사랑이었지만, 그것이 인생 전반에 걸쳐 가슴속에 존재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작가는 장미와 주목이란 제목을 붙였던 것일까? 

딸은 딸이다에 이어 사랑에 대해 단순한 작가관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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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mk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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