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 아닌 애거사 크리스티의 두번째 소설
보통은 예전에 진지하게 사귀었고 장미빛 미래를 함께 꿈꾸었던 사람이 현재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서 자기가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이 되었다면 '결혼을 하지 않아 다행이었어'라고 생각하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로맨스 소설도 순정만화도 로맨틱 코메디 무비도, 드라마도많이 보진 않았지만 이런 경우 대개는 비슷한 감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소 설에서는 예외다. 상대방 둘다 만일 자기와 결혼했다면 둘다 행복하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있다.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것일까? 작가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이렇게 느끼는건 뻔하다. 현재가 불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과거를 더 미화하고 그리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이러한 후회와 슬픔과 분노는 딸에게로 향한다.
이 책은 딸을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학대하는 그런 소설은 아니다. 그러기에 딸은 이미성인이라 할 수 없다. 대신에 주인공은 자신이 딸의 유일한 가족이며 인생의 선배이기에 그 점을 이용하여 딸을 잘못된 선택으로 이끈다. 딸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최악의 선택으로. 그리고 그렇게 되기 전에도 딸은 계속해서 주인공한테 휘둘린다. 성인이 갓된 나이에 의레 묘사되듯 딸은 아직 정신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하고, 엄마를 사랑하기도 했지만 존경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나중에 후회하긴 했지만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때는 죄책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화해하고 다 잘되긴 했지만 그건 작가가 주인공을 욕먹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로 생각된다. 딸은 최악의 상황의 직전까지 갔고, 최악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다 잘되는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딸은 딸이다라는 제목 자체가 어머니라는 입장의 주인공의, 주인공에 의한, 주인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덧 추리소설에서처럼 여기서도 작가의 사랑에 대한 로맨틱한 감정이 여기서도 보인다. 그렇게 사랑하나로 결혼하는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쉽지도 않고 권장사항도 아니지만 여기서의 결말은 장미빛 미래를 향한 발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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