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밑 두개골

리뷰/책 2023. 3. 13. 21:41

아무래도 작가는 탐정이란 직업은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초보탐정 코델리아는 

이전작인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에서 벌어진 사건을 고생고생하며 겨우 해결했지만 

작가가 다른 책들에서 쓴 유명한 탐정이 등장하여 코델리아가 한 것들을 책상에 앉은 채로 고민도 없이 알아차린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유명한 탐정이 코델리아의 스승이나 멘토 같은 것이 되어 약간의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코델리아가 앞으로 유명한 탐정이 되기 바랐다. 

 

하지만 그 기대는 이 책에서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코델리아는 너무 무능했다. 경찰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도 마다하고 범인이 있는 고립된 곳으로 가 녹음기도 없이 범인 앞에서 주절주절 다 말하고 증거를 놔두고 간신히 도망쳐서 살아났지만 중요한 증인은 죽어버리고 증거도 없어졌고 재력과 권력과 인맥이 있는 범인은 코델리아를 사회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잡아먹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경찰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없어보이고 이야기는 끝이 났다.  

 

작가는 더 이상 코델리아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 

코델리아는 무능하고 탐정이란 직업은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증명해 버렸다. 사실 전작에서 힘들게 사건을 해결한 코델리아에 비해 애덤 달글리시 총경이 손쉽게 사건의 내막을 알아냈을때 눈치챘어야 하는데 그땐 그저 코델리아와 달글리시 총경이 같은 세계관에 있다는 것이 좋아서 제목의 의미를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굳이 이렇게 코델리아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끝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작가도 해결할 수 없어 다음권을 안쓴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보았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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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mk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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